오랜만이다. 워드프레스 블로그.

사실 이 블로그를 다시 만지게 된 건 어떤 거창한 계획이 있어서가 아니다. 다시 찾아보니, 2026년 1월 27일에 온 애드센스 메일이 있었다. “애드센스를 사용하려면 사이트에서 발견된 문제를 수정해야 합니다.”라는 메일이었는데, 구글 입장에서는 내가 운영하고 있는 사이트를 모니터링해 봤지만 글도 별로 없고, 업데이트도 안 하고 있으니 이제 광고를 게재할 수 없고, 문제를 고쳐달라는 내용이었다.

애드센스 사이트 문제 수정 알림 메일 화면
애드센스 사이트 문제 수정 알림 메일 화면

이때부터 좀 관심을 가졌다면 어땠을까 싶다.

하지만 워낙 오래 방치했기 때문에 그 메일도 여느 때와 다르지 않게 그냥 넘겼다. 애드센스가 당장 큰 수익을 내는 것도 아니었고. 글쓰기 흥미를 잃었달까.

몇 달 뒤인 6월 26일에 다시 메일이 왔다. 이번에는 애드센스 계정이 30일 후 비활성화된다는 내용이었다. 그 메일을 보고 나서야 “아, 애드센스 승인 받는 거 힘들었는데…” 싶었다.

애드센스 계정 30일 후 비활성화 알림 메일 화면
애드센스 계정 30일 후 비활성화 알림 메일 화면

이 메일을 보고도 약 일주일 뒤인 지금에야 rlax.kr을 다시 열어봤다.

2026년 7월 2일, 그래서 rlax.kr을 다시 열어보았다. 정확히 말하면 “다시 운영해야겠다”는 마음보다 “이걸 계속 이렇게 둬도 되나”에 가까웠다. 사이트는 돌아가고는 있었지만 거의 죽은 거나 다름없는 상태였고, 이제 애드센스도 재심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니 말이다.

이 상태에서 어떻게 재심사를 받고 되살리지? 조금 손보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은 금세 사라졌다. 냉정하게 들여다보니 굳이 그럴 이유가 크지 않았다. 글이 많은 것도 아니었고, 지금의 내가 과거의 글에서부터 이어서 쓸 만한 흐름도 거의 없었다. 오래된 글 몇 개를 붙잡고 고치는 것보다 차라리 사이트의 방향부터 다시 잡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2026.01.27사이트 문제 메일애드센스는 이미 고치라고 알려줬지만 그냥 넘겼다.
2026.06.26비활성화 예고30일 후 계정이 멈춘다는 메일을 보고서야 다시 떠올렸다.
2026.07.02다시 열어봄운영 의지보다 이대로 둬도 되는지에 가까운 마음이었다.

AI를 많이 쓸수록 기록이 아쉬워졌다

요즘 AI를 정말 달고 사는 중인데, 많이 쓰면 쓸수록 과거의 내 기록이 많지 않다는 게 너무너무 아쉬워졌다.

AI를 처음 쓸 때만 해도 개인정보와 관련된 건 조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은 오히려 내 기록의 중요성을 더 느낀다. 예전에는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일이 귀찮은 작업처럼 느껴져서 열심히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만약 지난 몇 년 동안 이곳에 내가 했던 시도, 실패, 판단을 조금씩 남겨두었다면 지금 같은 AI 시대에 훨씬 도움이 됐을 것이다.

최근에 옵시디언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것도 유튜브에서 좋다고 하는 이야기를 많이 봐서 알고는 있었지만, 뭐 그렇게 큰 도움이 되겠어? 싶어서 크게 관심 갖지 않았었다. 그러다 지인 추천으로 나도 사용을 시작하게 되었다. 막상 옵시디언을 설치하고 거기에 넣을 내 글이나 기록을 찾다 보니 넣을 게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 거의 누구나 할 수 있는 방식으로, Gmail에 남아 있는 내용만 우선 넣고 그걸 바탕으로 나를 대신하게 만든 상태에 가깝다.

그마저도 양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반복되는 관심사나 일의 흐름을 찾아서 이만큼이라도 채워놓았다. 여기서 가능성을 보다 보니 갑자기 더 아쉬웠다. 블로그가 꼭 수익을 내고, 검색 유입을 만들어 낼 글로만 채워질 필요는 없었는데. 작업 기록이나 실패한 경험, 그때의 내 생각 같은 것만 남겨뒀어도 지금은 꽤 쓸 만한 개인 데이터 모음이 됐을 것이다.

옵시디언 그래프 보기 화면
옵시디언 그래프를 열어보면 기록이 많아 보이지만, 정작 블로그에 남긴 과정과 판단은 거의 없었다.

새 인스턴스를 만들면서 느낀 것

그래. 그러면 새로 한 번 시작해 보자.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이번에 AWS 새 인스턴스를 만들면서 의외로 놀란 점도 있었다. 그 사이 Lightsail이 꽤 간편해졌더라고. 예전에는 HTTPS 하나 적용하려고 검색도 진짜 많이 하고, 터미널에 그 많은 명령어를 한 줄씩 한 줄씩 복사해 붙여 넣고, 인증서 설정을 확인하느라 시간을 썼던 기억이 있다. 나중에 따라 하려면 기록해 놔야겠다 싶어서 메모에도 따로 저장해둘 정도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Lightsail 메뉴에서 훨씬 쉽게 적용할 수 있었다. 별것 아닌 변화처럼 보이지만, 오랜만에 서비스를 다시 만지는 입장에서는 꽤 크게 느껴졌다.

Lightsail 도메인 설정 화면
Lightsail의 도메인/SSL 설정 화면. 예전보다 훨씬 간편하게 느껴졌다.

기왕 새로 하는 김에 인스턴스 옵션도 예전보다 높은 것으로 골랐다. 예전에는 512MB RAM, 1 vCPU, 20GB SSD를 썼는데, 이번에는 1GB RAM, 2 vCPU, 40GB SSD로 골랐다. 사양만 보면 아주 큰 차이는 아닌데, 쓰다 보면 가끔 약간 답답함이 있었거든. 예전에는 너무 아끼려고만 했던 것 같다.

가격 차이도 생각보다 크지는 않았다. 내가 확인한 Lightsail 가격표 기준으로 public IPv4가 포함된 Linux 인스턴스는 예전 구성이 월 5달러, 이번에 고른 구성이 월 7달러였다. 2026년 7월 3일 기준 환율 1달러 1,538.65원으로 계산하면 대략 월 7,693원에서 월 10,771원으로 올라간 셈이다. 차이는 한 달에 약 3,077원, 1년이면 약 36,928원 정도다. 실제 청구액은 세금이나 카드 환율에 따라 조금 달라질 수 있지만, 어쨌든 내가 체감한 쾌적함에 비하면 그렇게 큰 차이는 아니었다.

Lightsail 인스턴스 설정 화면
오래된 Lightsail 인스턴스에는 블루프린트 지원 중단 안내까지 붙어 있었다. PHP 버전 문제까지 겹치니, 조금 고치는 대신 새로 시작하는 편이 낫겠다고 느꼈다.

최근 2년만 봐도 이미 적자다

호기롭게 고르긴 했지만, 뜯어보면 최근 2년만 봐도 이미 적자다.

그런데 과거 비용을 생각하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내가 시작한 게 2021년 1월부터니까 지난달인 2026년 6월까지 매달 12,000원씩만 잡아도 약 80만 원 정도가 나온다. 실제로는 어떤 달은 18,000원 가까이 나왔던 기억도 있으니, 이 계산은 꽤 보수적으로 잡은 편이다.

Cost Explorer를 열어보니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진 않은 것 같다. 38개월까지 볼 수 있다고 나오기는 하는데, 2024년 7월부터 2026년 6월까지만 봐도 총 비용은 364.97달러였다. 같은 환율로 계산하면 약 561,561원이다. 월평균 15.21달러. 원화로는 약 23,403원 정도다.

AWS Cost Explorer 비용 그래프 화면
2024년 7월부터 2026년 6월까지만 조회해도 총 비용은 364.97달러였다.

그런데 애드센스 쪽에 남아 있는 숫자는 내 기억으로는 약 10달러 정도였다. 약 15,000원이다. 숫자를 나란히 놓고 보니 블로그로 돈을 벌었다기보다, 그냥 AWS에 서버비를 계속 내고 있었던 셈이다. 기부가 따로 없다. 남들은 수익형 블로그를 한다는데, 나는 수익형 블로그가 아니라 자본잠식형 블로그였다. 적자형 블로그라는 말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최근 2년 AWS 비용364.97달러 / 약 561,561원
월평균15.21달러 / 약 23,403원
애드센스 기억값약 10달러
진짜 손실돈보다 기록이 거의 남지 않았다는 사실
비용은 본문에 적은 2024년 7월부터 2026년 6월까지의 Cost Explorer 기준이다. 환율과 실제 청구액은 달라질 수 있다.

그래도 이번에는 그 적자를 조금 다르게 받아들이려고 한다. 돈을 못 번 건 분명한데, 더 아까운 건 사실 돈이 아니다. 지난 5년 동안 이 사이트에 아무 기록도 쌓이지 않았다는 게 더 아깝다. 글을 많이 쓰지 못했더라도, 그때그때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뭘 했는지, 뭘 바꾸고 있었는지, 왜 멈췄는지, 어떤 걸 귀찮아했는지 같은 거라도 남겨뒀다면 지금 다시 시작하는 감각이 조금 달랐을 것이다.

이번에 아까웠던 건 서버비보다, 서버 위에 쌓였어야 할 기록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이번 rlax.kr은 처음부터 마음가짐을 다르게 가져가기로 했다. 물론 애드센스 심사를 다시 통과하면 좋고, 언젠가 비용 정도는 메워주면 더 좋겠지만, 그게 첫 번째 목적은 아니다. 지금은 나중의 내가 다시 꺼내 쓸 수 있는 기록을 남기는 쪽이 먼저다.

그중 하나가 AI 이후에 먼저 버려야 할 것들을 적어보는 일이었다. 블로그를 다시 연 뒤에는 맥북프로 구매 기록처럼 사소하지만 나중에 돌아볼 만한 판단도 남기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적어도 방치했다는 사실까지는 기록으로 남겨두려고 한다. 6개월 전인 1월에 이미 고치라는 메일을 받았다는 것, 6월 말 비활성화 알림을 보고서야 움직였다는 것, 최근 2년만 봐도 56만 원 넘게 나갔다는 것, 그리고 막상 AI를 쓰는 시대가 되고 나서야 내가 남긴 글이 별로 없다는 사실이 아쉬워졌다는 것.

이 정도면 다시 시작하는 첫 글로는 충분히 솔직한 출발점이 아닐까 싶다.

이어 읽기

이 사이트가 어떤 기록을 남기려는지 궁금하다면 소개기록 기준을 먼저 보면 된다. 앞으로는 이 첫 기록에서 이어지는 관찰과 판단, 써본 것과 놓친 것들을 하나씩 기록으로 남겨보려고 한다.

블로그를 다시 연 뒤 검색엔진이 이 사이트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도 하나씩 확인했다. Google, Naver, Bing에서 서로 다른 상태가 보였던 과정은 작은 블로그를 다시 검색엔진에 제출하면서 확인한 것들에 이어 적었다.